국내 중견 건설사들은 주로 국내에 주택을 지어 성장해왔다. 이 탓에 지금까지 해외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다. 해외 사업을 시도하는 중견 건설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으로 인해 다소 위축되는 양상이다.

 

악재 속에도 해외 사업에 나서고 있는 곳은 특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저마다 강점이 있는 역량을 해외에서도 활용하는 식이다. 진출 시장도 중동 지역처럼 대형 건설사의 수주 텃밭에 뛰어들기보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20위부터 40위 사이 중견 건설사 중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엔지니어링, KCC건설, 효성중공업 등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의 해외 실적을 파악한 결과 낮은 해외 사업 비중이 드러났다.

 

해외 사업을 유의미하게 펼치고 있는 기업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대륙·국가 등을 기준으로 지역별 매출을 알린다. 시평 20~40위 건설사는 해외 매출을 공시하지 않는 건설사가 대부분이었다. 실적 파악 대상인 17개 건설사 중 10곳이 해외 실적을 별도로 소개하지 않았다. 해외 사업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을 공시하는 건설사도 올해 상반기 지난해에 비해 하락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두산건설, 한신공영, 한라, 아이에스동서, SGC이테크건설, 엘티삼보 중 한신공영만 유일하게 상반기 해외 매출이 증가했다. 올 상반기 한신공영은 해외에서 546억원을 벌어 지난해 같은 기간 391억원보다 40% 늘었다.

 

다만 한신공영을 포함해 해외 실적을 알린 중견 건설사 모두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았다.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엘티삼보를 제외하면 적게는 수 억원부터 100~500억원 사이에 그쳤다.

 

매출 감소의 원인은 확대된 대외 변수가 1순위로 꼽힌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줄고 공사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는 잠잠해졌지만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원자재값이 대폭 상승하면서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는 해외 사업을 펼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이 명확하게 구분된다"며 "코로나19 이후 아직 영업라인이 정상화되지 않았는데 대외 환경 악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중견 건설사는 더욱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출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토 밖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수주에 나서고 있는 중견 건설사도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해외 사업 신규 수주 1~10위까지는 대형 건설사가 차지했지만 11위부터는 다수의 중견 건설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 특징은 강점과 주력 시장을 분명히 정해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해외 신규 수주 11위로 현재까지 3억3168만달러를 수주한 엘티삼보는 강점인 토목 기술력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지하철·고속도로 공사, 홍콩 국제공항 활주로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12위인 부영주택(3억1639만달러)은 국내에서처럼 주택 개발에 나선다. 디벨로퍼 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베트남 하노이 부영 국제아파트 개발 사업이 수주 실적으로 집계됐다.

 

13위 태영건설(3억709만달러)은 친환경 신사업을 키워드로 해외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올해 수주한 대표 프로젝트가 방글라데시 차토그람 하수도 사업인데 태영건설은 이미 방글라데시에서 수 차례 상수도 개선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중견 건설사 해외 수주 트렌드를 살펴보면 대체로 개발도상국이 많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가 많은 중동의 경우 대형 건설사도 보수적인 수주 전략으로 조심스럽게 진입하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수주 경쟁이 덜하며 한국과 가까운 동남아를 주로 노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개발이 한창인 동남아는 우리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메리트다.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조성된 정책기금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에 참여하면 공사대금 수령에 대한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발주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최근 해외 사업에 뛰어든 다수의 중견 건설사가 EDCF를 통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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